퇴직연금 DB형 vs DC형, 임금인상률이 갈림길
입사할 때 회사가 "DB형과 DC형 중 선택하세요"라고 안내해도, 대부분은 별생각 없이 기본값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두 방식의 구조적 차이를 이해하면 선택 기준이 명확해지는데, 핵심은 "누가 운용 위험을 지느냐"와 "무엇이 확정되어 있느냐"입니다. 이 가이드는 두 방식의 계산 구조를 뜯어보고, 실제로 어떤 조건에서 어느 쪽이 유리한지 숫자로 확인합니다.
1. DB형: "얼마를 받을지"가 확정
DB형(확정급여형)은 퇴직 시점의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로 퇴직급여가 계산됩니다. 회사가 이 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지고, 그 재원을 어떻게 운용하는지는 회사의 몫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재직 중 임금이 얼마나 올랐는지이며, 최종 3개월 평균임금이 기준이 되므로 재직 후반부의 임금 수준이 전체 퇴직급여를 좌우합니다. 승진이나 큰 폭의 연봉 인상이 잦은 직군일수록 DB형의 복리 효과가 커집니다.
2. DC형: "얼마를 넣을지"가 확정
DC형(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매년 연봉의 12분의 1(약 8.3%)을 근로자 명의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해주고, 이후 운용 성과는 전적으로 근로자 책임입니다. 매년 적립되는 원금(연봉이 오르면 적립액도 함께 늘어남)에 투자수익률이 복리로 붙어 최종 수령액이 결정되므로, 근속 기간이 길고 투자수익률이 높을수록 복리 효과가 커집니다. 반대로 원리금보장형 등 낮은 수익률로 방치하면 DB형보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3. 갈림길: 임금인상률 vs 투자수익률
두 방식 모두 "복리로 불어난다"는 점은 같지만, 무엇이 복리로 불어나는지가 다릅니다. DB형은 임금 자체가 매년 인상되며 그 인상된 최종 임금 × 근속연수로 계산되고, DC형은 매년 적립된 원금이 투자수익률로 불어납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예상 임금인상률 > 예상 투자수익률 → DB형이 유리
- 예상 투자수익률 > 예상 임금인상률 → DC형이 유리
다만 퇴직연금 계산기는 DB형 탭과 DC형 탭이 분리되어 있어 한 화면에서 두 결과를 동시에 비교해주지는 않습니다. DB형 탭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 월급"을 직접 입력받는 구조라 임금인상률이라는 변수가 화면에 별도로 노출되지 않고, DC형 탭에만 연간 인상률과 투자수익률 입력란이 있습니다. 즉 두 방식을 정확히 비교하려면 DB형에 넣을 "미래 최종 임금"을 스스로 추정해서 입력한 뒤, DC형 탭에서 같은 인상률 가정으로 나온 결과와 직접 대조해야 합니다.
4. 실전 비교 예시: 초임 연봉 5,000만원, 근속 10년
같은 조건(초임 연봉 5,000만원, 근속 10년)에서 임금인상률과 투자수익률의 크고 작음만 바꿔보면 결과가 뒤집힙니다.
| 시나리오 | DB형 예상 수령액 | DC형 예상 수령액 | 유리한 쪽 |
|---|---|---|---|
| 임금인상률 5% > 투자수익률 3% | 약 6,464만원 | 약 6,045만원 | DB형 |
| 임금인상률 2% < 투자수익률 7% | 약 4,980만원 | 약 6,544만원 | DC형 |
5. 세금까지 고려한 최종 선택
수령액 규모 못지않게 세금도 중요합니다. IRP로 이체해 55세 이후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 대비 30~40% 세금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DB형·DC형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방식 선택은 수령액 크기 비교 후, 세제 혜택은 별도로 챙기는 것이 순서입니다. 재직 중 연봉 협상 결과를 미리 반영해보고 싶다면 연봉 인상률 계산기로 인상 후 연봉을 먼저 계산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산기가 DB형과 DC형을 한 화면에서 비교해주나요?
아닙니다. 탭이 분리되어 있어 한쪽씩 계산해야 합니다. DB형은 최종 예상 월급을 직접 입력하고, DC형은 인상률·투자수익률을 입력해 각각의 결과를 확인한 뒤 직접 대조해야 합니다.
Q. DB형에는 왜 임금인상률 입력란이 없나요?
DB형은 법적으로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이 기준이므로, 계산기는 그 최종 임금을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미래 임금을 추정해 입력하려면 예상 인상률을 스스로 복리 계산해 반영해야 합니다.
Q. 중간에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할 수 있나요?
네, 대부분 회사는 전환을 허용합니다. 다만 전환 시점까지의 DB형 적립금을 DC형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라 전환 타이밍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Q. 투자수익률을 어떻게 가정하는 게 현실적인가요?
원리금보장형은 연 3% 내외, 채권형은 4~5%, 주식형 인덱스는 장기 평균 6~8% 수준을 참고치로 씁니다. 본인의 실제 운용 상품 수익률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