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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단어 비율(TTR)로 어휘 다양성 진단하기 — 길이 편향 함정까지

가이드 · 2026-08-19 최종 확인

글쓰기 실력을 진단할 때 "같은 단어를 얼마나 반복하지 않고 다양하게 썼는가"는 중요한 척도입니다. 이를 수치화한 것이 TTR(Type-Token Ratio, 어형-어휘소 비율)입니다. 계산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 숫자 하나만 믿고 비교하면 텍스트 길이 때문에 완전히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가이드는 TTR의 정의부터, 왜 길이가 늘어나면 값이 기계적으로 낮아지는지, 그리고 언어학·자연어처리 분야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정하는지까지 실제 숫자로 계산해 정리합니다.

1. TTR이란 무엇인가

TTR은 고유 단어 수(type) ÷ 총 단어 수(token)로 정의됩니다. 예를 들어 텍스트에 단어가 총 100개 등장했고 그중 중복을 제거한 서로 다른 단어가 70개라면 TTR은 0.70입니다. 값이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단어를 거의 반복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0에 가까울수록 소수의 단어를 계속 반복했다는 뜻입니다. 단어 수 세기 도구는 총 단어 수와 고유 단어 수를 모두 화면에 보여주므로, 두 값을 나누기만 하면 누구나 직접 TTR을 구할 수 있습니다.

2. 왜 텍스트가 길어지면 TTR이 저절로 낮아지는가

TTR의 가장 큰 함정은 텍스트 길이에 근본적으로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짧은 글은 아직 같은 단어를 반복할 기회가 적어 TTR이 높게 나오고, 글이 길어질수록 이미 썼던 단어(조사, 접속사, 자주 쓰는 명사 등)를 다시 쓸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TTR은 필연적으로 떨어집니다. 이는 글쓴이의 어휘력과 무관하게, 순전히 텍스트 길이라는 변수만으로 발생하는 수학적 현상입니다.

숫자로 보는 편향: 10개 단어로 된 문장(고유 단어 8개)의 TTR은 8÷10=0.80입니다. 이 문장을 그대로 한 번 더 반복해 20개 단어(고유 단어는 여전히 8개)로 늘리면 TTR은 8÷20=0.40으로 절반이 됩니다. 글쓴이가 새로운 단어를 하나도 안 썼는데도, 단순히 텍스트를 이어붙였다는 이유만으로 수치가 반토막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TTR이 0.35, 저 글은 0.55이니 저 글이 어휘가 더 풍부하다"는 식의 비교는, 두 글의 길이가 같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짧은 SNS 게시물과 5,000단어 블로그 글의 TTR을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비교입니다.

3. 길이 편향을 보정하는 지표들

언어학과 코퍼스 연구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보정 지표를 사용합니다.

지표계산 방식특징
Guiraud's Index고유 단어 수 ÷ √(총 단어 수)제곱근으로 나눠 길이 영향을 완화. 계산이 간단해 실무에서 자주 쓰임
MSTTR (윈도우 TTR)텍스트를 일정 단어 수(예: 100단어) 구간으로 나눠 각 구간 TTR을 구한 뒤 평균모든 구간을 같은 길이로 맞춰 비교하므로 길이 편향이 사실상 사라짐
MTLD누적 TTR이 임계값(보통 0.72) 아래로 떨어질 때마다 구간을 끊어 "요인(factor)" 수를 세는 방식, 정방향·역방향 평균McCarthy & Jarvis(2010)가 제안, 코퍼스 언어학에서 표준적으로 쓰이는 지표

위 표의 예시(10단어·고유 8개)에 Guiraud's Index를 적용하면 8÷√10≈2.53입니다. 같은 문장을 두 번 반복한 20단어 버전은 8÷√20≈1.79로, 여전히 줄어들긴 하지만 raw TTR처럼 절반으로 폭락하지는 않습니다. 제곱근이 길이 증가분을 완만하게 눌러주기 때문입니다. MSTTR은 아예 구간 길이를 고정하므로, 100단어 단위로 잘라 평균 내면 텍스트가 1,000단어든 10,000단어든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

4.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할까

단어 수 세기 도구에 텍스트를 붙여넣으면 총 단어 수와 고유 단어 수가 바로 표시됩니다. 이 값으로 직접 TTR을 계산해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인 자연스러운 산문(에세이, 블로그 포스트)의 경우 500단어 내외 글에서 TTR 0.5~0.7 정도면 무난한 범위로 보고, 0.3 이하로 떨어지면 특정 단어(주로 주제어나 조사성 반복어)가 과도하게 반복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이 범위는 절대 기준이 아니라 참고치이며, 글의 장르와 길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항상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TTR이 높으면 무조건 좋은 글인가요?

아닙니다. TTR은 어휘 반복 정도를 보여줄 뿐 글의 논리·가독성·정확성과는 무관합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TTR은 같은 개념을 매번 다른 단어로 바꿔 표현해 오히려 읽기 어려운 글일 수도 있습니다.

Q. 서로 다른 길이의 글도 비교할 방법이 있나요?

Guiraud's Index(고유 단어÷√총 단어)나 MSTTR(구간별 평균 TTR)을 사용하면 길이가 달라도 비교적 공정하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학술 연구에서는 더 정교한 MTLD를 표준으로 씁니다.

Q. 한국어 텍스트도 TTR 계산이 정확한가요?

한국어는 띄어쓰기 기준 어절 단위로 "단어"를 셉니다. 조사가 단어에 붙어 있어 형태소 분석 기반 언어(예: "학교는", "학교를"이 서로 다른 토큰으로 잡힘)보다 고유 단어 수가 더 많게 집계되는 경향이 있어, 영어 텍스트와 TTR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